"지리산 화개동에는 차나무가 40,50리 번성했는데
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차밭이다."

차의 성인으로 불리우는 초의선사의 동다송의 내용에 나오는 지리산에
관한 이야기 이다.

위의 초의선사가 열거한 지리 화개동의 40여리는 바로 그 유명한 화개
장터에서 쌍계사를 경유하고 우리 불교의 남방 전래설을 뒷받침해준다
는 성지 칠불사가 있는 신흥리 까지 이어진다. 쌍계사를 기점으로 불일
현폭이나 혹은 칠불을 기점으로 토끼봉을 경유한 능선 올라채기를 시도
하면 그 1300여년의 차 문화의 현장을 여실히 보고 갈 수 있는 행운을
갖는다.

물론 차를 이용한 상태이기가 쉬워서 어느 사이 지나쳐 버릴 수 밖에
없는 길이기도 하지만 화개장터를 시작으로 나란히 달리는 화개천을 따
라 시선을 오른쪽으로 두면서 가다 보면 밭에 조성된 차밭을 보고 마침
내 쌍계사를 지나면서 계곡너머 산 비탈에 한 겨울 사라진 숲사이로 푸
른 상록으로 빛나는 야생 차나무의 군락을 볼 수 있다. 수정같은 맑은
겨울 하늘의 햇살에 반짝이는 모습으로든 겨울비 치적대는 고요한 안개
빛 사이로 신비로이 젖은 모습으로든.

지리산은 우리 음료 문화인 차문화의 고향이자, 차의 시배지[차를 처음
심은 곳]로도 유명하다. 우리 민족의 차를 처음 마시기 시작한 경로나
역사로서 확실한 것은 삼국유사나 삼국사기의 기록에 의존해서 알 수
밖에 없는데 그 기록중에 신라 흥덕왕때에 김대렴이 중국에서 차씨를
들여와 가장 기후조건이 알맞은 지리산 일대를 택해 대 단위 차밭을 조
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리산의 차는 우리나라 차중 수제차[손으로 직접 만드는 차]중에 손꼽
히는 품질을 자랑하는 차들 중 하나이다. 또한 차를 생각하면 결코 배
제 될 수 없는 장소 칠불사는 우리 불교의 전래 방식에 중요한 장소이
며 차를 아는 사람이면 한번은 들러보는 차 유적지로도 중요한 곳이다.
지리산 일대는 어느 사찰이던 차를 재배한 흔적이 있다. 그래서 시배지
를 정하는 일에도 다소 다른 이견이 있을 정도로 많은 고찰을 필요로
하는 요람이다.

혹시 다른 등산로에서 이곳이 포함된 곳으로 하산을 한다면 지친 심신
을 한 잔의 茶로 다스릴 수 있는 행운을 놓치지 말기 바란다. 화개동
일대에는 쌍계사를 중심으로 찻집이 많이 형성되어있다. 차를 혹시 구
입하고자 할때에는 몇가지를 유념하면 돌아와 후회하는 일은 없다.

차의 구분
 우전차: 차를 가장 이른 시기에 따서 만든 것으로 일반적으로 가격
            이 가장 세다.
    세작: 두번째인 곡우전후를 기점으로 딴 차로서 가장 맛이 잘 나
            오는 차이다.
    중작: 조금 늦게 딴 잎으로 만든 차이며 맛이 거칠고 가격도 싸다.

차의 상표
제다 한곳에서 붙이는 이름으로서 옥로 혹은 반야, 운상등 여러가
지가 있다. 그 이름들로 좋은 차라고 하고 값을 많이 부르는 것은
사지 말아야 한다. 반드시 우전과 세작 중작을 구분한 것에서 값
의 높낮이를 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반야, 옥로 ,운상
등은 좋은 품질의 차에 속한다.
참고로 나는 이 이름들과 아무 상관이 없으며, 차생활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의 경험에서 주는 정보임을 밝히는 바이다.[웃음]


" 개화기에 지리산 쌍계사 앞 마을에는 茶亭이 있어서
차맛이 좋기로 소문이 나 있었다. 두 모녀가 살고
있었는데 딸이 질그릇 탕관에 차를 끓여 오면 어머니
두 손바닥의 체온으로 찻잔을 덮히고 있다가 딸이 가
져온 차를 그 그릇에 따라 손님에게 내어 주었다."
 -- 이 규태의 "개화백경" 중에서

가을에 피는 차꽃은 희고 아름답다.

그 차꽃으로도 차를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