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천골

"맑은 계류에 취해 청학동 가는 길"

단철골은 범왕초등학교 아이들이 선생님과 함께 재미있고 아름다운 이름을 정감있게 붙여놓은 곳으로 흐뭇함을 안겨주는 지리산의 오지다. 두름박소 종재기소 박아지소 독소 등 순수 우리 토박이 말만 붙여놓아 더욱 좋다. 단천골은 삼신봉에서 발원하여 서쪽으로 흘러 대성계곡이 화개천에 합류하는 지점보다 약간 아래에서 화개천과 합류한다. 현재 수달 서식처인 20미터의 용추폭포는 떨어지는 모습이 아름답다. 계곡이 깊고 수림이 울창해 사시사철 일정한 수량이 흘러 여름이면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다.

이 코스가 산꾼들에게 알려진 것은 80년대 중반 들어서다. 단천골은 삼신봉까지 융단을 깐 듯이 일정한 잡목이 수해를 이루어 숲이 아주 잘 보존되어 있다. 40년쯤 된 나무들이 풍기는 정갈함이 단천골을 찾는 이들을 기쁘게 한다.

들머리 단천마을까지 승용차가 들어간다. 단천마을까지 도로가 아닌 계곡을 따르면 독소와 박아지소를 볼 수 있고 암반을 타고 흐르는 계곡과 나란히 오르다보면 단천골의 아름다움에 화들짝 놀란다.

단천마을까지 비룡폭포 골짜기와 만나는 곳까지는 길이 또렷하다. 이곳에서 용추폭포를 구경하고 돌아나오면 20분쯤 더 걸린다. 계곡이 만나는 곳에서 단천골의 본류인 왼쪽 곧게 뻗는 골짜기를 거슬러 오른다. 길이 희미해지고 중간중간 끊어지기도 한다. 계곡만 따라 끝까지 가면 원삼신봉(1284m) 정상으로 오르게 된다. 능선이 가까운 8부쯤에서는 길이 없어지기도 한다.

삼신봉에서 동쪽으로 10분쯤 내려가면 청학동으로 빠지는 길이 나타난다. 원삼신봉에서 청학동 주차장까지는 1시간 걸린다.

옛날 머리 땋고 흰옷 입었던 도인촌은 사라져버리고 지금은 음식점만 즐비하게 된 곳이다. 구경할만한 곳은 터골의 삼선궁인데 돌탑과 솟대가 무수한 풍경이다. 함박꽃이 유난히 많은 골짜기다. 귀로에서는 이곳에 거처하는 한풀선사를 만나보는 것도 뜻 깊은 일이라 여겨진다. 총 4시간쯤 걸린다.